일본에서 집이나 방을 구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지코붓켄 입니다. 지코붓캔 여부는 부동산 중개업법에 따라, 이런 사고 이력이 있는 물건은 임대나 매매 시 반드시 그 사실을 계약 전에 고지해야 합니다. 고지받지 못했을 경우 계약 후에도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집인데도 불구하고 시중가격 보다 이유없이 싸다면 십중팔구는 거의 지코붓켄입니다. 과거에 살인, 강도, 자살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사고사, 고독사 등으로 사람이 사망한 이력이 있을 경우에 이런 딱지가 붙는데 심야괴담회5 방송에도 나왔지만 공포물의 단골소재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영화 기생충의 결말에서 박 사장 일가의 저택이 이런 경우인데 국민들에게 기피 대상이 되었다가 결국 사정을 모르는 독일인 가족에게 팔리고 했었죠.
지코붓켄 뜻
사고물건(事故物件, 지코붓켄)은 일본에서 사용되는 부동산 용어로, 과거에 살인, 강도, 자살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사고사, 고독사 등으로 사람이 사망한 주택이나 장소를 가리킵니다. ‘물건’은 주택이나 부동산 매물을 뜻하며, 이러한 사고물건은 일반 주택보다 임대료나 매매가가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아 ‘사고매물’이라고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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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붓켄 특징
안전하고 안식처가 되어야 할 집에서 사건사고로 인해 입주자가 목숨을 잃은 장소라는 점에서 심리적인 불안을 자아내기 쉽고, 실제로 원혼이나 귀신을 믿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게 됩니다. 또한, 고독사처럼 시체가 오랫동안 방치돼 악취나 해충 문제가 남을 가능성도 있구요. 그래서 사건이 일어난 장소라는 사실 자체가 다음 입주자의 불안감을 유발하여 수요가 낮아지고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적으로도 일본에서는 사고물건에 대해 입주 희망자에게 반드시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 등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새로운 입주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하지만, 고지 의무의 시한이나 다음 입주자에 대한 고지 의무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부동산업자들이 모든 입주 희망자에게 사고사실을 고지하는 편입니다.
(다만, 외국인에 대해서는 고지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고물건이 되지 않으려면 원래 있던 집을 철거하고 새 집을 짓는 방법이 있으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데다 그렇다고 해도 동네에서 소문이 없어지진 않죠. 그래서 사고물건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일본 내에서 공포 소재로도 자주 활용됩니다. 공포 영화, 드라마, 만화, 게임 등 여러 대중매체에서 ‘매우 싼 값에 나온 집’으로 등장하며, 유령이나 괴담과 함께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유령의집, 폐교 등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코붓켄 괴담 및 이야기
일본 개그맨 출신인 마츠바라 타니시가 사고물건에 실제로 거주하며 촬영한 심령체험 영상들이 있습니다. 그는 사고물건에 들어가 24시간 내내 녹화하는 조건으로 시작했는데, 이후 오컬트와 괴담계에서 이름을 알리며 사고물건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유명한 영화 링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 <사고물건 무서운 방>은 실제 입주자들이 겪는 괴현상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며, 드라마 <심야괴담회> 등에서 지코붓켄 관련 에피소드가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참고로 유튜버 안협소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일본 사고물건입니다.
지코붓켄 괴담 모음
- 입주 직후, 같은 건물 다른 층엔 사람이 살고 있는데 자신이 입주한 층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마다 강렬한 시선을 느끼거나, 고양이 울음소리, 천장에서 바닥을 질질 끄는 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 베란다에서 정장 차림의 남자가 서 있는 모습이 보이고, 하이힐 구두만이 방 안을 돌아다니는 현상도 목격됩니다.
- 욕실에는 때때로 물이 괴어 있거나 향수 냄새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 심야 시간에는 계단에서 여자의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자주 들립니다.
- 한밤중에 어디선가 미묘한 발소리와 혼선된 전화 통화 속 신음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주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사고물건에 귀신이 없다는 걸 8가지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하고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업체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만약 거주자가 귀신을 봤다고 주장하고 이를 증명하게 되면 최대 100만엔 (한화 900만원)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코붓켄 사이트 오오시마테루
참고로 오오시마테루에는 한국에 있는 물건(방 또는 건물)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풍수지리에 따르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은 이유가 있다고 하죠. 때로는 절반 가격에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을 위하기도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사고물건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도 사망관련 사고가 있을 경우 고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